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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dong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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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교향악 축제를 기획한 장본인이다' '조치훈은 깊은 슬럼프에서 제일인자로 재기한 장본인' 같은 기사를 읽다 보면 기묘한 마음이 든다.
'장본인'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에서 '장본인'이라는 단어를 찾아 보면 금방 그 잘못을 알 수가 있다. '못된 일을 저지르거나 물의를 일으킨 바로 그 사람'이 '장본인'의 풀이이기 때문이다.

이 정의대로 한다면, 교향악 축제를 기획하는 일이 매우 못된 짓이라는 뜻이 될 테고, 조치훈도 국으로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을 것이지 왜 제일인자로 재기했느냐는 핀잔을 주는 것처럼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면, 민주당에서 지난 9월 노무현 대통령에게 조속히 당을 떠나라면서 '분당을 초래한 장본인'이라는 표현을 한 것은 제대로 된 용법이라 하겠다.
그럼 '장본인' 대신에 '위인'이라고 하면 어떨까. '위인(爲人)'을 사전에서 찾아 보면, '사람의 됨됨이, 또는 됨됨이로 본 그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사전 풀이만 가지고 판단한다면, 좋은 뜻으로도, 나쁜 뜻으로도 두루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어찌된 셈인지, '지지리도 못난 위인' '모자라는 위인' '몹쓸 위인' '돈만 밝히는 위인' '술도 못 하는 위인'처럼 주로 부정적인 쪽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좋지 않은 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면, '장본인'이나 '위인'을 피하고 '사람'이나 '인물', 경우에 따라 '주인공'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무난하겠다.

이처럼 한자말의 뜻을 모르고 사용한 것 같은 케이스 하나. 대구 지하철 참사의 속보를 전하면서 아나운서가 '부상자 가운데 또 한 명이 운명을 달리했습니다'라고 하는 것을 들었는데, '산 자와 죽은 자로서 운명(運命)을 달리한' 걸까, 아니면 '운명(殞命)했습니다'라고 말하려던 것일까. 아마도 정답은 '유명(幽明)을 달리하셨습니다'일 것 같다. 여기서 '유명'은 '저승과 이승'이라는 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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