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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dong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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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문이나 알림, 그리고 기도문 같은 데에서 많이 사용하는 공손한 말투에 '…하고 있사오니, …하였사옵나이다, 없사옵고' 같은 것이 있다. 이 '있, 였, 없'이라는 글자에는 이미 'ㅅ'이 하나 내지 둘씩이나 들어 있는 마당에 다시 '사'라고 쓸 것이 무엇인가. 즉 '-아오니'라고 써 놓아도, 우리 귀에는 앞의 받침 때문에 '-사오니'라고 들리는데 말이다.

성경을 보면 변화산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이 '이 곳이 좋사오니…'라고 한 대목이 나오는데, 여기서 나온 '좋사오니'를 분석해 보면, '좋다'의 '좋'에 '-사오-'라는 보조어간과 '-니'라는 어미가 붙은 것이다. 사전에도 '-사오-'라는 말이 보조어간(선어말어미)으로 올라 있다. 물론 '-아오-'라는 말은 올라 있지 않다.

'먹다, 잡다, 읽다' 같은 말은 어떻게 되는지를 살펴보자. '먹아오니, 잡아오니, 읽아오니'라고 하는 사람은 없고, 언제나 '먹사오니, 잡사오니, 읽사오니'가 되는 것이다. 즉 앞 어간에 무슨 받침이 있건, 언제나 일관되게 '-사오니'를 써야 한다는 말이다.

똑같은 경우로서 '있소, 없소, 있겠소' 같은 말들을 생각해 볼 수가 있다. '있오, 없오, 있겠오'라고 써 놓고 읽어도 소리는 '-소'라고 쓸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먹다, 잡다, 읽다' 같은 말로 활용을 해 보면, '먹오, 잡오, 읽오'라고 하지 않고 언제나 '먹소, 집소, 읽소'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서 받침이 있는 어간에는 '-소'라는 어미가 일관되게 쓰인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글짓기 시간에 '-이다, ∼ 했다'체로 쓰다가 중간에서 '-입니다, ∼했습니다'식으로 섞어서 글을 쓰면 안 된다고 배웠다. 즉 글은 한 가지 체로만 쓰게 되어 있는 것이다.

맞춤법을 개정하기 전까지는 '있읍니다, 없읍니다, 있겠읍니다'라고 쓸 수도 있고, 이보다 좀더 깍듯한 말로서 '있습니다, 없습니다, 있겠습니다'를 쓸 수도 있었다. 쓰기만 다를 뿐 소리는 그 양쪽이 똑같았다.

그래서 문장을 쓸 때 '-읍-'체로 시작했으면, 그 글은 계속 '-읍-'으로만 밀고 나가고, '-습-'체로 시작했으면 '-습-'체로 일관해야 할 텐데, 일반적으로 이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해 많은 혼란이 있었다. 이러한 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번에 '-읍니다'체를 없애 버리고 '-습니다'로 통일해 놓은 것이다.

'ㅅ' 말고도 'ㄱ'에서도 이 비슷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는데, '깎다, 꺾다, 낚다'의 경우가 그렇다. 이 말들의 활용형 '깎고 있다, 꺾게나, 낚겠습니다'의 경우를 살펴보면, 모두 'ㄲ' 받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 -게나, 겠습니다'라고 쓰지 '-오, 에나, 엤습니다'를 써서 '깎오 있습니다, 꺾에나, 낚엤습니다'라고는 결코 쓰지 않는다.

이유는 다 아시겠지만, '-고, -게나'라는 어미와 '-겠-'이라는 보조어간이 따로 있어서 모든 동사에서 두루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고 있아오니, …하였아옵나이다, 없아옵고'라고 쓸 수 없다는 것을 이해했을 것으로 믿는다. 이와 아울러 '먹사오이다, 먹사옵니까, 먹사옵니다, 먹사오이다(준말은 먹사외다)' 하는 것으로 보아, '하였사오이다, 하였사옵니까, 하였사오이다' 처럼 '사'를 써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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