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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정 박사의 정신건강 칼럼 http://blog.kcmusa.org/park297511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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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은 성격이 명랑하고 외향적인 적극성 때문에 근무하는 크루즈 여행사에서 누구에게나 호감을 받는 젊은 아르메니안 직장여성이다.

그런데 그녀가 아이를 분만한 후에 많은 문제가 생겼다. 우선 잠을 잘 수가 없게 되었다. 물론 아기가 밤에 자주 깨기 때문에 젖을 주려면 엄마도 잠을 깨게 되지만, 아기가 잠이 든 후에도 본인은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는단다. 혹시 자신이 잠이 든 사이에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입맛이 없어지고, 아기에게 줄 젖이 줄어들어서, 억지로라도 먹으려 하지만 구역질이 심하단다. 화장실 가는 시간에도 아기만 혼자 놓아두면 불안해서, 변비가 되었다.

직장에서 온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좀 쉬고 싶지만 그것도 어렵다. 남편은 아기가 조금이라도 불편해 하거나 울면, 금방 엄마에게 되돌려주며, 자신도 직장 일 때문에 피곤해서 쉬어야 된단다. 엄마의 불안을 눈치 챘는지 아기도 예민해지며 한시도 엄마로부터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아기 출산 후 거의 사오 개월을 그녀는 바깥출입을 하지 못하였다.

친정어머니는 본인의 직장 일로 바쁘기 때문에 아기를 맡길 수가 없었다. 아기 출생 후에 받는 3개월의 출산 휴가 기간이 지나서 직장에 돌아갈 날짜가 가까워올수록 제인은 점점 자신을 잃어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기와 떨어져서 하루 종일을 지낼 일이 두려웠다.

산부인과 의사의 권고로 정신과를 찾아 온 그녀에게 나는 과거에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가 있었는지 물었다. 많은 소녀들이 초경 당시에 경험하는 우울이나 불안 증상도 경험한 적이 없고, 비교적 순탄한 청소년기를 거쳐서 대학교에서 만나 현재의 남편과 결혼 생활을 하였단다. 그리고 아기도 두 사람이 같이 계획하여서 임신 합병증이나 다른 문제없이 분만하였는데 왜 본인이 이토록 아이에 대해서 걱정을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하며 울었다. 이런 자신의 불안감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남편이 야속해서 가끔은 결혼한 것이 후회된단다. 그녀는 과거에 가지고 있던 자신감을 모두 잃어버렸다고 했다. 그래서 직장에 나가는 것이 두렵다며, 자꾸 병가를 연기해 달라고 졸랐다.

“그러다가는 아마 다시 직장 생활하기가 힘들어질 거예요.”

그리고 내가 과거에 만났던 일본인 친구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남부 도시인 뉴올리언스에 살 때에 우리 아파트에 이웃으로 살던 미쯔꼬는 실력이 있는 사회사업가였다. 그녀는 박사학위를 공부하는 백인 남자와 결혼하여 예쁜 여자 아이를 낳은 후에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자신의 갓난둥이 아기를 맡기에는 주위 사람들은 너무나 생소했었단다. 그렇다고 일본에 계신 부모님을 모셔올 처지도 못 되었고 남편의 부모님은 동양인인 자신과 결혼한 아들을 못마땅해 했단다.

그녀의 마음이 자꾸 초조해 가고 아이와 떨어져서 직장에 나갈 장면을 상상할 때면 죄의식이 커져서 그만 울어 버렸단다. 불안하고 우울한 엄마를 지켜보는 어린 아기도 자연히 심신이 날카로워 질 수밖에…. 아이는 점점 엄마에게만 붙어 있으려 하고 저녁에 돌아 온 아빠에게 가는 것 마저 피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자신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겼던 직장을 단념하고 집에서 이제는 네 살이 된 딸과 다른 아이들의 베이비 씨팅을 하며 간신히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기들하고만 있다 보면, 산후 우울증 치료가 더딜 수가 있지요. 왜냐하면 어른들과 달리 아기들은 엄마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것도, 엄마를 칭찬하는 것도 못하니까요. 워낙 아기들은 백퍼센트 어른에게 기대어 살아야만, 생명을 유지하게 되니 엄마의 가진 것을 모두 소진하게 되지요. 반면에 적당한 보모를 구해 놓고 직장에 나가게 되면 주위의 어른들은 자신들과 같이 일할 동지가 나왔으니 얼마나 반갑고 기쁘겠어요? 그러니 엄마의 잃었던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는 어른들이 있는 직장으로 나가는 것이 빠를수록 좋고 기분 좋게 돌아온 엄마는 오랜만에 만난 아기에게 더 큰 기쁨을 줄 수 있고, 지쳐있는 남편에게도 활력소가 되겠지요. 항우울제 약물 복용을 시작하려면 우선 그간 사오 개월 주었던 모유 대신에 질이 좋은 우유를 소아과 의사와 상의해서 주도록 하세요. 기쁘게 웃는 엄마가 먹여주는 우유는 불안하고 우울한 엄마가 억지로 짜내어주는 모유보다 아기의 심신을 더욱 건강하게 지켜 줄 겁니다. 그리고 규칙적 운동으로 과거의 몸매와 활발한 성격을 되찾으시면, 남편과의 결혼생활도 한걸음 더욱 성숙한 단계로 올라가게 될 겁니다. 부모가 되었으니 이제 팀이 되어서 건강한 아기를 기를 터전을 닦으셔야겠죠. 모유를 안 먹이면 아기에게 해로울 거라고요? 천만에요. 아기는 이미 출생할 때에 엄마로부터 받은 면역 항체를 일 년 간 지니고 있고 명한 엄마와 행복한 아빠 사이에서 무럭무럭 클 거예요.”


수잔정 박사(카이저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