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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정 박사의 정신건강 칼럼 http://blog.kcmusa.org/park297511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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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착하게 생긴 17세의 소녀가 어머니와 함께 나를 찾아왔다. 주의 산만증에 대한 증세를 신문에서 읽었는데 아무래도 자신에게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 듯하다며 어머니께 부탁을 했단다. 보통 환자들의 경우,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권해서 정신과 의사를 만나러 억지로 끌려오는 수가 많은데 비해 이 학생은 성숙하게 자신을 도우려 한 셈이다.

소녀에게는 두 살 위의 자폐증을 가진 언니가 있단다. 많은 부모님들처럼 이 가정에서도 관심과 시간이 장애자인 언니에게만 쏠려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학 경시대회에 나갔던 소녀가 일등상을 받자 가족의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컸다. 큰 딸의 병 때문에 이유 없이 죄책감을 느끼고 기를 펴기 어려웠던 부모님께 보람을 가져다 준 순간이었다. (과학적으로 자폐증은 부모의 잘못 때문이 아니고 가족력에 의거한 두뇌의 병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후 몇 년 간 어머니는 각종 학원, 과외 등을 소녀에게 시키며 큰 기대를 보이셨다 학교 성적도 뛰어나게 올라서 부모님을 기쁘게 하였다. 그러다가 11학년이 된 어느 날부터 소녀의 성적은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을 치기 시작했고, 그녀는 매사에 흥미를 잃고 수업에 대한 의욕을 잃었다.

많은 자폐증 환자들은 자폐증 이외에도 주의 산만증을 동시에 갖고서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다른 가족 중에서도 주의 산만증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가족력을 통해서 주의 산만증이 전래되기 때문이다.

“언니 때문에 너무나 애를 쓰는 엄마가 너무나 불쌍했어요.”

소녀는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 몇 년 간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가며 점차 학습 내용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본래 집중력이 문제가 있던 그녀에게 한계를 느끼는 때가 왔었던 것 같다. “저는 자신을 포기하고 말았어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딸을 보며, 엄마도 돌아앉으시며 울음을 참았다.

자폐증은 어린 아기 때부터 발달이 지연되어서 언어 구사나 대화에 문제가 있고, 사고 능력이 떨어지며 행동 장애가 올 수 있어서 온 가족이 영향을 받게 되는 질병이다. 부모님들이 죄책감이나 우울증상, 혹은 결혼 문제로까지 고생함은 물론 형제자매들은 행여나 나에게도 이런 병이 오지 않을까? 불안해질 수 있다. 게다가 부모님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 소녀의 경우, 어떤 경유로 우울증상을 갖게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아마도 어머니의 기대에 걸맞은 학업 결과를 이루지 못한 뒤의 자책감이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아니었는지 혹은 주의 산만증이 치료받지 못한 경우, 약 60%의 환자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불안감이나 우울한 감정이 누적되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이런 경우에 나는 소녀는 물론, 어머니에게 반드시 상담치료를 받으시라고 한인가정상담소나 아시아 태평양상담치료센터, 기타 기관이나 개인 치료사에게 보낸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우울하거나 불안 증상으로 고통을 받으시는 경우에는 모든 가족에게 큰 영향을 끼치시기 때문이다. (많은 어머니들은 그 반대로 생각하셔서, 아이들이나 남편의 행복이 우선이라고 잘못 생각하신다. 특히 한국 어머니들은)

소녀는 어머니와 다른 상담사를 통해서, 우선 우울 증상과 상처 난 자존심을 복구 시키고 본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익히게 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일 년 후에 닥쳐올 대학 생활에의 적응 및 무리 없이 보모님으로부터 독립해 나가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테니까. 다행하게도 어머니와 따님은 나의 권고를 받아 들이셔서 약 10-12주간의 상담을 매주 받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이렇게 심리적 치료의 다짐을 받은 다음에는 육체적인 치료 방법을 의논하였다, 우선 그간 미루어왔던 종합 검진을 받게 하였다. 불규칙한 월경 때문에 올 수 있는 빈혈증이나 이 나이에 많이 생길 수 있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간이나 다른 장기의 문제가 있는가를 우선 알아보도록 하였다. 갑상선병, 간이나 췌장은 물론 간혹 독감 같은 바이러스 감염 시에도 많은 경우 우울 증상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수면 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게 하였다.

우울한 십대들의 특징적 증상인 너무 많이 자고, 밖으로 나가는 것을 회피하기 때문에 체중이 증가되어서 자신감이 떨어 진 것을 회복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항우울제로 Bupropion (Wellbutreme이라는 상표명)을 추천했다. 아무리 상담으로 심리적 도움을 받고 습관을 고치려 해도 몸 안의 세로토닌 양이 떨어져있는 경우에는 회복이 너무 더디거나, 부분적일 수가 있으므로. 게다가 이 약은 세로토닌 이외에 도파민도 많이 생성시켜서 환자의 집중력도 향상 시키고, 의욕을 올려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환경의 변화를 위해서는 교회의 학생회 모임이나 다른 그룹 활동을 통해서 학교 밖에서 스트레스 해소 방법도 익히게 하였다. 교회나 기도 이외에도 요가나 영상의 시간을 갖고, 영적인 힘을 기르는 방법도 연구하였다. 드디어 두 사람이 손을 잡고서 나의 사무실을 떠나며 미소 짓는 모습이 창문에 비친다. 마음 착하고 영리한 딸은 곧 과거처럼 훌륭한 학생이 될 것이다. 그것이 더 이상 어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길이니까.


수잔정 박사(카이저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