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정 박사의 정신건강 칼럼 http://blog.kcmusa.org/park297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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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한국인 치매 환자분들이 몇 분 계시다. 80세가 넘으신 여자 환자분들과 월남전에 참전하셨던 할아버지 한 분은 치매 현상이 우울중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는 듯했다.

86세의 강 할머니는 당뇨병의 합병증 때문에 한 쪽 엄지발가락을 절단 수술한 후에 매사에 흥미를 잃고 식욕 감퇴와 수면 장애를 일으키셨다. 게다가 공연히 피곤해지고, 온몸이 아프시다는데, 의사들의 검진 결과나 각종 테스트들은 모두 정상이라고 하였다.

점차 주의집중도 힘들어지고 무슨 일에든 결정하는 것을 두려워하셨다.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남편을 따라 하늘에 가고 싶다고도 하셨다. 다행히 간호사로 일하는 따님이 우울증상 이외에 할머니에게 치매가 온 것을 발견하였다. 같이 살고 있는 독신의 딸과 한국에서 찾아 온 아들들의 응원 속에 상담 치료와 항우울제 약물 복용을 시작하셨다.

당뇨라는 만성의 심각한 질병 때문에 수심에 잠겨있던 할머니에게는 발가락의 절단이라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 상징적으로 크나큰 상실로 여겨졌고 병신이 되었다는 열등의식까지 불러왔었다. 마음속에 감추어 두었던 본인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이야기하며 할머니의 우울 증세는 점차 나아져갔다. 그러자 본래의 강인한 성격도 돌아오기 시작하였다.

85세의 김 할머니는 평소에 사이가 좋지 않던 남편이 사망한 후, 심한 죄책감과 자신에 대한 분노가 커지면서 쉽게 성을 내고 밤이면 잠을 못 이루고 집안을 헤매다가 간혹은 길거리로 나가는 적도 있었다. 다행이 이 분을 오래 치료해온 내과 의사가 치매증상과 함께 우울증을 의심해서 내게 의뢰한 환자였다.

또 다른 80세의 할아버지는 수년간 우울과 불안 증세로 잠을 이루지 못하셨고, 간신히 잠이 들었다가도 월남전에서 같이 싸우다가 전사한 친구들의 모습이 꿈에 보일 때마다 깜짝 놀라서 깨어난다고 하셨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와 만성 우울병을 치료하면서 할아버지는 명랑해졌고, 가족과의 관계도 회복되었다. 그러나 이삼 년이 지나면서 치매 증세가 나타났는데 결국은 파킨슨씨병 이라는 두뇌 기저부의 병변이 진단되었다.

치매 환자의 약 20%(즉 5명 중 한 명)는 순환기성 장애 때문에 온다. 뇌졸증이나 뇌출혈 등으로 인해서 두뇌 세포의 혈액 공급이 부족해질 때 또는 머리로 가는 경동맥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같은 물질이 잔뜩 침착되어서 뇌세포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질 때 등의 원인들이다. 따라서 이들 원인을 제거해주면 기억력이 좋아지기도 한다. 치매 환자의 60-70%는 원인 모르게 Amyloid라는 단백질 찌꺼기가 두뇌 안에 생겨서 옆에 있는 건강한 뇌세포들을 죽이기 때문에 본래의 인식 작용인 기억, 판단, 조직 능력 등을 잃게 된다.

20세기 초반 이 병을 처음 발견한 독일인 의사의 이름을 따서 알츠하이머병이라 불리게 되었다. 지난 수십년간 많은 과학자들이나, 제약 회사에서 치료법이나 약물 연구를 하였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한 치료제가 없다. 따라서 가장 확실하게 치매를 막는 것은 예방뿐이다.

현대인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치매는 이제 세계인의 문제로 대두되었다. 65살 넘는 노인 20명 중 한 명(5%), 85세 넘는 노인 중에는 두세 명 중 한 명(20-30%)이 치매에 걸린다. 순환기 계통 치매는 남자가 여자보다 많다(아마 고혈압이나 고체지방 문제가 남자에게 많은가 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여성이 남성보다 14:11로 많다.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데, 염색체 1번, 4번 21번 중 특히 21번이 Amyloid 물질 생성에 영향을 주어서 타우 단백질, neurofibrillary tangle이 생기면, 뇌세포나 세포를 연결해주는 synapse를 파괴시킨다. 약 5-10%의 치매 환자는 심한 음주벽, 머리 부상, 파킨슨씨 병 등으로 몸으로 그 원인치료를 해야 한다.

그럼 치매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세계의 유명한 치매 전문 의사들이 의견을 종합하여 점수로 표현한 Delphi point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Risle /protective factor(위험/보호점수)
1. 우울증 120
2. 당뇨병 115
3. 활발한 두뇌운동(공부, 게임, 회화 등등) 113
4. 활발한 육체운동 111
5. 고혈압 108
6. 지중해식 식단(생선, 야채 등) 64
7, 비만(중년기 때부터) 50
8. 흡연 46
9. 소량의 알콜(red wine) 37
10. 콜레스테롤 31
11. 관상동맥 경화증 5

많은 어르신들은 어떤 음식이나 약품을 복용하면 치매가 방지된다고 믿으시는데, 아직까지의 연구결과 은행, 엽산, 오메가3 지방산 등등 어떤 식품도 확실히 치매로부터 예방된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우울증의 치료, 중년기부터 잘 관리해 온 당뇨병, 고혈압, 고지방, 과체중의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수잔정 박사(카이저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